[이지향의 해피藥] 전립선비대는 생존본능?

입력 2023-07-12 18:26   수정 2023-07-13 00:09

나이가 들면 남자들의 전립선이 자꾸 커져서 삶의 질을 이만저만 떨어뜨리는 게 아니다. 그렇다고 모든 남성이 다 전립선 비대로 고생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왜 어떤 사람은 커지고 어떤 사람은 커지지 않는 것일까? 커진다면 도대체 왜 커지는 것일까? 나이가 들면 근육도 줄고 키도 줄고 다 주는데 왜 전립선만 커지는 걸까?

전립선은 방광 밑에서 요도를 감싸고 있는 밤알 크기의 기관으로 정액의 30%를 생산하는 곳이다. 사춘기 때 정상 성인의 크기로 성장하고, 40세까지 거의 일정한 크기를 유지하다가 노화에 따라 더 커지는 사람이 생겨난다. 커진 전립선은 전립선을 통과하는 요도를 누르게 되고 이런 요도 압박으로 소변 배출이 방해를 받는다. 소변이 가늘어지고, 소변을 참기도 힘들고, 봐도 안 본 것 같고, 자다 깨서 소변을 보기도 하는 등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각종 증상을 일으키는데 이것을 전립선비대증이라고 한다.

일단 전립선이 무슨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자. 전립선액은 단백질, 지질, 스퍼민, 구연산 외에도 나트륨, 칼륨, 칼슘, 아연 등의 성분으로 구성돼 있다. 정자는 고환에서 생성되지만 부고환에서 성숙되고 정낭에서 단단하게 자란다.
정자의 활동·생존 돕는 전립선

전립선액은 정자가 죽지 않도록 영양소를 공급하며 사정한 상태가 되었을 때 정액이 굳지 않도록 액체 상태를 유지시킴으로써 정자가 활발하게 운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여성의 질 속은 산성이며 전립선액은 알칼리성을 띤다. 즉 질 내로 사정된 정액은 전립선액 덕분에 질 내의 산성을 중화시켜 살아남는 것이다. 그러니 전립선액이 부족하면 정자가 살아남을 확률이 매우 희박하다. 즉 정자의 생존 여부가 전립선액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모든 생명체는 살아남는 게 목적이고 영원히 살 수 없음에 DNA를 통해 자손을 남긴다. 생존에 대한 위협이 강해질수록 자손을 남기려는 본능은 커질 수밖에 없다. 남산의 솔방울이 지리산의 솔방울보다 커지는 이유도 스트레스에 저항하는 생명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한다. 배고픈 흥부가 배부른 놀부보다 자식을 많이 낳게 된 이유도 그런 관점에서 해석해보면 재미있다. 전립선비대증 환자들의 공통점은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스트레스부터 줄여야 고통서 탈출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티솔이라는 호르몬이 많아지는데 이 호르몬은 프로게스테론이라는 호르몬과 자리다툼을 하는 호르몬이다. 프로게스테론이 몸속에서 부족해지면 전립선 비대를 일으키는 주범인 DHT라는 호르몬이 많아진다. 그래서 전립선비대증을 치료하는 약은 이 DHT의 생성을 막는 기전이다.

과거 선조들의 스트레스는 무엇이었을까? 배고픔과 전쟁과 추위에 살아남는 것이었다. 평균수명도 짧지 않았는가? 오죽하면 대를 잇는 것이 목적이고 아들을 낳는 것이 인생의 성공이었을까?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을수록 유전자를 더 잘 남기기 위해 전립선이 커지는 쪽으로 진화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시대는 어떤가? 더 이상의 배고픔도 전쟁도 추위도 없다. 그리고 평균수명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현대인들의 스트레스는 사회적 욕망, 내면의 외로움, 소통의 부재, 나쁜 음식 등 과거와는 무척 달라졌다. 그러나 우리의 뇌는 이런 것을 미처 알아채지 못하고 우리의 DNA가 시키는 대로 전립선을 키우고 있다. 유전자와 시대가 소통을 못해서 생기는 오류인 것이다.

그러므로 전립선비대로 고통받는 남성들이여, 유전자에 스트레스 신호를 주지 말자. 전립선 약만 먹고 있다고 해서 유전자의 트라우마를 막을 수는 없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없지만 스트레스를 재해석해 전환하는 능력은 키울 수 있지 않은가? 그래야 전립선비대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이지향 충남 아산 큰마음약국 대표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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